- 미국물리학회(APS) 2018 March Meeting 참관기
- cheric2018/05/30 조회수 :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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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물리학회(APS) 2018 March Meeting 참관기
김정욱
서강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email protected]필자는 2018년 3월 5일부터 9일까지 미국 Los Angeles에서 열린 미국물리학회(American Physical Society)에 참가하였다. 미국물리학회는 March Meeting, April Meeting 및 각 세부 분야별 Meeting이 매해 열리는데, 이 중에서 March Meeting에서는 종합적으로 모든 분야의 연구주제에 대한 발표가 약 1주일 동안 진행된다. 연구 발표는 월-금 매일 오전 8시부터 시작되어서 점심시간이 따로 없이 보통 오후 5-6시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많은 연구발표를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학회 3-4일째 정도가 되면 체력적으로 고갈되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같은 시간대에 60여개 정도의 세션이 동시에 열리기 때문에 원하는 연구발표를 효율적으로 많이 듣기 위해서는 학회 전에 초록집을 바탕으로 일정을 잘 세워놓을 필요가 있다. 본격적으로 학회가 시작하기 전날인 일요일에는 다양한 물리 분야의 Short Course가 진행되어 관련 분야의 기본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미국물리학회는 원자 및 분자 물리, 천문 물리, 생체 물리, 계산 물리, 유체 물리, 핵 물리, 입자 물리, 고분자 물리 등 16개의 Division으로 나뉘어져 있고, Division 보다 작은 규모의 Topical Groups 여러 개로 이루어져 있다. 일반 구두 발표는 12분, 초청 연사의 구두 발표는 36분으로 이루어져 있고, 가끔은 초청 연사의 발표로만 이루어진 세션이 있지만, 일반적인 세션은 십 여개의 일반 구두 발표와 한 두개의 초청 연사 구두 발표로 이루어져 있다. 일반 구두 발표의 12분이라는 시간은 하나의 연구주제에 대해 발표를 듣는 입장에서는 너무 짧지도, 길지도 않고 발표에 충분히 집중할 수 있는 적절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션 스케줄이 정말 촘촘하게 짜여 있기 때문에 세션의 좌장들이 연사들의 발표 시간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구두 발표 시간이 짧은 대신 발표의 수가 상당히 많아서, 석박사 과정의 학생들이 쉽게 구두 발표에 참여할 수 있는 점이 본 학회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학생 발표자가 많은 만큼, 질의응답 시간에도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여러 개의 Division 중에서 필자는 고분자 물리(DPOLY)와 생체 물리(DBIO) Division을 위주로 연구발표 내용을 들었다. 필자의 연구분야는 고분자 재료를 기반으로 생명현상을 이해하는 것이므로 다양한 세션들 중에서 특히 DPOLY와 DBIO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세션들에서의 발표가 흥미로웠다. 이와 같이 미국물리학회의 많은 세션들은 두개 이상의 Division이 공통된 주제로 공동으로 세션을 주관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공동으로 개최되는 세션에서는 여러 전문가들이 하나의 연구주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발표와 질의응답을 진행하기 때문에 청중들 역시 하나의 주제에 대해 서로 다른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 개 이상의 Division과 Topical Group에서 공동 개최하여 진행하는 세션들도 여럿 볼 수 있었다.
미국물리학회의 March Meeting 주간의 수요일 저녁에는 고분자 물리 Division의 한국인 연구자 모임이 매해 개최된다. 본 모임은 미국 Wisconsin 주립대학교에 계시는 유혁 교수님을 필두로 학생들을 포함하여 보통 40-50명 이상의 한국인 연구자들이 수요일 저녁 학회장 인근의 식당에 모여서 서로 소개하고 친목을 다지는 자리다. 필자도 2008년 New Orleans의 APS March Meeting에서 박사과정 학생으로써 처음으로 한국인 모임에 참석하였는데, 그 당시 함께 친목을 나누었던 박사과정 학생들이 2018년 모임에서는 각자 연구책임자가 되어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2008년 처음으로 미국물리학회에 참석하여 학회가 끝난 뒤 가졌던 깊은 아쉬움과 감명이 10년이 지난 지금에서는 많이 희미 해졌지만, 오랜만에 다시 미국물리학회에 참석함으로써 그때의 추억에 잠시나마 젖어있을 수 있었다는 것이 이번 학회를 통한 extra 소득이 아니었나 싶다.